선배님들 안녕하세요, 시각디자인 전공 4학년입니다. 졸업 준비하면서 대학원도 같이 알아보는 중인데요, 학부 크리틱은 교수님 말씀 한마디에 방향이 통째로 바뀌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저도 지난 학기에 그렇게 갈아엎었다가 친구들한테 두 버전 보여주니 원래 게 낫다는 반응이라 좀 혼란스러웠거든요. 대학원은 학생이 근거를 들고 자기 방향을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 분위기인지, 거기도 결국 비슷한지 솔직한 경험담 듣고 싶습니다.
대학원 크리틱, 학부 때랑 분위기가 많이 다른가요?
9.29 07:22조회수 0댓글 10
크리틱 자리에서 시안 여러 개를 놓고 얘기할 때, 각 안이 어떤 조건에서 나온 건지 한 줄씩 붙여두면 그나마 방향이 통째로 날아가는 일이 줄더라고요. 저는 대학원을 아직 준비만 하는 단계라 실제 크리틱 분위기는 모르는 채로 드리는 얘기지만요. 다만 친구분들이 원래 게 낫다고 한 그 반응, 저는 그게 그냥 취향 차이는 아닌 것 같아요. 저도 룩뎁 시안 던져놓고 "두 번째가 예쁘네요" 같은 답만 받은 적이 많은데, 돌아보면 제가 무드나 레퍼런스를 같이 안 깔아둬서 받는 쪽도 예쁘다 말고는 할 말이 없었던 거거든요. 교수님 말 한마디에 방향이 바뀌는 것도 비슷하게, 근거가 화면 밖에 있으면 말센 쪽이 이기는 구조가 되는 거 아닌가 싶고요. 연구계획서 쓰면서도 비슷한 걸 느끼는 중이라 저도 궁금해요. 대학원 다니시는 분들은 크리틱에서 자기 근거를 어떤 형태로 들고 들어가시나요?
저도 지난 학기에 그 얘기를 듣고 좀 뜨끔했거든요. 크리틱 때 제가 들고 간 게 결과물 세 장뿐이었어요. 왜 자간을 좁혔는지, 왜 그 종이를 골랐는지는 다 제 머릿속에만 있었고요. 그러니까 교수님 말씀 한마디에 방향이 통째로 날아가도 제가 반박할 재료가 없었던 거더라고요. 요즘은 시안마다 어떤 조건을 지키려고 한 안인지 한 줄씩 적어두고 있는데, 이게 크리틱에서 통하는지까진 아직 모르겠어요. 대학원 다니시는 분들 얘기는 저도 정말 듣고 싶습니다.
저는 3D/VFX 쪽이라 학부 크리틱 경험이 오래된 편인데, 대학원은 지금 실기 준비하는 입장이라 들어가 본 적이 없어서 궁금한 쪽입니다. 다만 상담 다녀본 다섯 군데 중 두 곳만 실습실 사양을 답해준 걸 보면서, 물어봤을 때 답이 나오는지 자체가 신호라고 봤거든요. 크리틱도 비슷할 것 같습니다. 진학 상담 때 "학생이 방향을 유지한 케이스가 있나요"를 직접 물어보고 답이 구체적으로 돌아오는지 보는 게 분위기를 제일 빠르게 아는 방법 아닐까 싶습니다. 친구들 반응으로 원래 안이 낫다고 나온 건 데이터로 남겨두시면 다음 크리틱에서 근거로 쓰실 수 있을 거예요. 저도 실기 준비 중이라 여기 답글들 같이 보겠습니다.
크리틱에서 바뀐 방향을 그대로 반영하기 전에, 각 안이 어떤 조건을 지키려고 만든 건지 한 줄로 적어두시는 걸 권합니다. 제 필드는 IT 서비스 프로덕트라 대학원 크리틱 분위기는 모르고, 팀에서 리뷰를 주고받는 입장에서만 말씀드릴게요. 저도 신입 때 시안 세 개를 피드백대로 전부 고쳐 갔다가 사수가 "이 중에 네가 지킨 건 뭐냐"고 물었을 때 한마디도 못 했습니다. 그때 알게 된 건, 피드백 주는 쪽도 절반 정도는 확신 없이 던진다는 겁니다. 방향을 완전히 갈아엎으라는 뜻이 아니라 걸리는 지점 하나를 말한 것에 가깝고요. 친구들이 원래 게 낫다고 한 것도 근거로 쓸 수 있습니다. 두 버전을 나란히 놓고 어떤 기준에서 원본이 나았는지 정리해 가면, 학부든 대학원이든 그 자리에서 밀어붙일 재료가 됩니다. 대학원 쪽 실제 분위기는 저도 다른 분들 답변이 궁금합니다.
저는 대학원은 안 다녀봐서 크리틱 분위기는 정말 모르는데요, "친구들한테 두 버전 보여주니 원래 게 낫다"는 대목에서 등에 땀 났거든요. 저는 포폴 표지 하나에 사흘 쓰면서 폰트 40개 깔고 자간 -20이랑 -25를 며칠 왕복하다가, 결국 제일 처음 눈에 들어온 시안으로 돌아온 적이 있어요. 그때 깨달은 게, 그 왕복이 낭비가 아니라 처음 직관이 맞았다는 걸 확인하는 과정이었더라고요. 근거를 못 밀어붙여서 갈아엎은 게 아니라, 갈아엎어 봤으니 원래 게 낫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거 아닐까 싶어요. 물론 학부 크리틱은 그 왕복에 드는 시간이 학점이랑 묶여 있어서 저처럼 태평하게 말하긴 어렵겠지만요ㅋㅋ 혹시 갈아엎은 버전 파일은 남겨두셨어요? 저는 나중에 그 버려진 안들이 왜 버려졌는지가 제일 설명하기 좋은 재료더라고요.
갈아엎은 파일은 남아 있어요. 아직 파일을 날려본 적은 없어서 레이어 켜둔 채로 그대로 있는데, 왜 버렸는지는 기록을 안 해놨거든요. 그게 제일 아쉽네요. 왕복이 확인 과정이었다는 말은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데, 제 경우엔 제가 확인한 게 아니라 친구들 반응 듣고서야 원래 게 낫다고 알았으니까 좀 다른 것 같아요. 결국 그때도 제 근거가 아니라 남의 말로 방향을 정한 거라서요ㅠㅠ
저는 대학원은 안 다녀봐서 크리틱 분위기 자체는 답을 못 드리는데요, 그 "갈아엎었는데 친구들은 원래 게 낫대요" 부분이 실무에서도 똑같이 반복돼서 그 얘기만 남겨볼게요. 저는 실무 초반에 피드백이 오면 일단 방향을 통째로 바꿔서 다시 만들어 갔거든요. 그러다 클라이언트가 "아 그래도 처음 게 나은 것 같은데요" 하는 순간이 몇 번 오고 나서야 깨달은 게, 제가 받은 건 방향 지시가 아니라 그 시점의 인상평이었더라고요. 그 뒤로는 시안을 고치기 전에 "이 지적이 목적을 바꾸자는 건지, 지금 이 표현이 안 읽힌다는 건지" 한 번 되물어보는 편이에요. 되묻는다고 관계가 나빠지지도 않았고요. 대학원에서 근거를 들고 버틸 수 있느냐도 결국 그 되묻기가 허용되는 자리인지 아닌지 같은데, 실제 다녀보신 분들 답이 저도 궁금해요.
저도 학부 크리틱은 교수님 한마디로 방향이 뒤집히는 쪽이었는데, 대학원은 안 가봐서 거기 분위기는 답을 못 드립니다. 다만 "근거를 들고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나"는 저도 실무에서 9년 내내 같은 형태로 걸렸거든요. 제 경험으로는 밀어붙일 수 있느냐를 가르는 건 분위기가 아니라, 처음에 조건이 문서로 적혀 있었는지였습니다. 기획서 없이 "이 방향으로"만 받은 건은 나중에 뒤집혀도 반박할 근거가 제 쪽에 없었고, 조건이 적혀 있던 건은 바꿔달라는 요구가 와도 "이 조건이랑 충돌합니다"로 받아칠 수 있었어요. 그래서 묻고 싶은 게, 알아보시는 대학원에서 크리틱 전에 학생이 작업 조건이나 전제를 문서로 제출하는 절차가 있는지 아세요? 그게 있는 데랑 없는 데가 분위기 차이보다 크지 않을까 싶은데, 실제 다녀보신 분들 얘기가 궁금합니다.
조건을 문서로 적어둔다는 말이 제가 지난 학기에 겪은 일하고 정확히 겹쳐서요. 저는 크리틱에 결과물 세 장만 들고 갔는데 왜 자간을 좁혔는지, 왜 그 종이를 골랐는지가 다 머릿속에만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교수님 한마디에 통째로 뒤집힐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물어보신 제출 절차는 솔직히 모릅니다. 저는 학교 홈페이지랑 모집요강 정도만 본 수준이라 커리큘럼이랑 포트폴리오 요건만 봤고, 크리틱 전에 전제를 문서로 내는 절차가 있는지는 확인을 못 해봤어요. 그런 게 적혀 있을 거라고 생각을 아예 못 했던 것 같습니다… 말씀 들으니 그게 분위기보다 먼저 확인할 항목인 것 같아서, 연구계획서 양식이나 세미나 운영 방식 쪽을 다시 찾아보려고요. 혹시 실무에서는 그 조건 문서를 작업 시작 전에 직접 쓰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클라이언트가 준 기획서를 받아서 쓰시는 편인가요?
저는 둘 다 해봤는데, 지금은 받은 기획서를 제가 다시 쓰는 쪽으로 고정했습니다. 클라이언트 기획서에는 보통 레퍼런스랑 분위기만 적혀 있고 송출 규격이나 수정 라운드 같은 판단 근거는 비어 있거든요. 그 공란을 안 메우고 들어가면 나중에 왜 이렇게 했냐는 말에 꺼낼 게 없습니다. 그래서 받은 문서에서 확정된 조건만 추리고, 빈 칸은 제가 전제로 적어서 회신하고 시작합니다. 기획서 없이 만들어달라는 건은 아예 그 문서부터 쓰고 승인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