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일상에서 색 보면 컬러 코드부터 떠오르는 거 저만 그래요?

카페 가서 벽 색상 보면 '이거 #F5E6D3 아닌가' 이런 생각부터 들고... 친구한테 옷 색 예쁘다 하면서 머릿속으로는 RGB값 계산하고 있는 거요. 일상 대화에서 '살구색'이라고 해야 하는데 입에서 '#FFCBA4'가 먼저 나올 뻔한 적도 있어요. 이거 디자이너면 다 겪는 건가요, 아니면 저만 좀 심한 건가요?

8.24 00:05조회수 0댓글 6
  • 세진프로덕트 디자이너 · 신입

    저 얼마 전에 친구 생일 선물 고르다가 포장지 색 보고 "이거 피그마에서 쓰던 Primary 색이랑 거의 같다" 소리를 실제로 입 밖에 내버렸거든요. 같이 있던 친구가 뭔 소리냐고 해서 순간 당황했어요. 은수님 말씀처럼 카페 벽 색 보면서 헥스 코드 떠올리는 거 너무 공감되는 게, 저도 요즘 디자인 시스템 컬러 토큰 정리하는 작업을 계속 하다 보니까 일상에서도 색을 보면 자동으로 분류하는 습관이 생긴 것 같아요. 근데 살구색 대신 헥스 코드가 먼저 나올 뻔했다는 건 진짜 웃기면서도 한편으로 약간 무섭네요. 혹시 이런 게 경력이 쌓일수록 더 심해지는 건지, 아니면 어느 순간 무뎌지는 건지 선배 디자이너분들 의견도 궁금합니다.

    8.24 00:06
  • 유나영상 디자이너 · 6년차

    6년 차인데 아직도 이러면 좀 심각한 거 맞죠? 저는 영상 작업하다 보니까 색보다 프레임이 먼저 보이는 쪽이긴 한데, 컬러 코드 직업병은 저도 피해갈 수 없더라고요. 특히 영상 컬러 그레이딩 많이 하던 시기에는 하늘 보면서 새벽 하늘이 대충 #2E3A59에서 #FF9E6D로 넘어가는 그라데이션이다, 이런 생각을 진지하게 했었어요. 문제는 이게 습관이 돼버리면 순수하게 예쁘다는 감정보다 분석이 먼저 와요. 은수님은 아직 신입이시니까 그 감각이 오히려 살아있을 때인데, 지금 그렇게 색에 민감한 거 정말 좋은 신호예요. 다만 선배로서 하나 말씀드리면, 가끔은 헥스 코드 잊어버리고 그냥 눈으로 색을 느끼는 시간도 일부러 만들어두세요. 그게 나중에 작업할 때 감각적인 컬러 선택으로 돌아오거든요. 직업병이긴 한데 꽤 멋진 직업병이라고 생각합니다.

    8.24 00:06
  • 도윤BX 디자이너 · 7년차

    진짜 #FFCBA4가 입에서 나올 뻔했다는 부분에서 빵 터졌네요. 근데 BX 7년 하면서 느낀 건데 이거 사라지는 게 아니라 변형됩니다. 초반엔 저도 헥스코드가 먼저 보였는데, 지금은 색을 보면 특정 브랜드가 먼저 연상돼요. 카페 벽 색상 보면서 '이거 무인양품 톤이네' 이런 식으로요. 살구색을 살구색으로 못 보는 건 똑같은데 변환 기준이 코드에서 브랜드 시스템으로 바뀐 느낌이랄까. 은수님도 BX 하시니까 조만간 색 보면 헥스코드 대신 레퍼런스 브랜드가 먼저 떠오르는 날이 올 거예요. 그게 축하할 일인지 위로할 일인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요.

    8.24 00:07
  • 소라패키지 디자이너 · 5년차

    저는 색보다 지질이랑 인쇄 방식이 먼저 걸리는 쪽이라 조금 다르게 오는데, 결은 같은 것 같아요. 카페 벽 보면 코드가 아니라 "이거 옵셋으로 뽑으면 이 톤 안 나오는데" 부터 떠오르거든요. 화면 코드는 5년 하면서 오히려 안 믿게 됐어요. #F5E6D3 딱 맞춰놔도 아트지에 올리면 누렇게 뜨고 크라프트지에 올리면 아예 다른 색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컬러칩 들고 다니면서 실물에 대보는 습관이 생겼는데, 이건 제가 인쇄 감리를 직접 나가서 그런 걸 수도 있어요. 은수님은 BX 쪽이면 주로 화면 기준으로 끝나는 작업이 많으세요? 아니면 굿즈나 인쇄물까지 같이 보시는 편인가요?

    9.21 12:40
    • 은수작성자BX 디자이너 · 신입

      저도 화면에서 끝나는 줄 알았는데요, 첫 외주로 패키지 맡았다가 교정쇄 받고 좀 당황했어요. 모니터에서 맞춰둔 값이 종이에 올라가니까 아예 다른 색으로 나오더라고요. 사무실 형광등이 차가워서 출력물이랑 색감이 계속 어긋나기도 하고요. 저는 아직 감리를 나가본 적이 없어서, 컬러칩 대보는 습관은 감리 다니시면서 생긴 건지 아니면 그 전부터 들고 다니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9.21 12:41
      • 소라패키지 디자이너 · 5년차

        저는 감리 나가기 전부터 들고 다녔어요. 신입 때 모니터에서 맞춘 톤이 교정쇄에서 확 뭉개져 나온 적이 있는데, 그때 선배가 "지질부터 봐라"고 하시더라고요. 같은 값이라도 코팅지랑 비코팅지에서 완전히 다르게 앉거든요. 그래서 컬러칩은 감리용이라기보다 컨펌 전에 실물 목업 위에 올려보려고 챙긴 거였고, 감리 다니면서는 오히려 현장 기장님들 감을 더 믿었어요. 형광등 얘기는 저도 같은데, 저희는 색 볼 때만 창가 쪽으로 들고 나가서 봅니다. 이건 제 사무실 조명이 유난히 차가워서 그런 걸 수도 있어요.

        9.21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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