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15년차 넘은 선배들, 지금은 어디에서 일하고 계세요?

3D/VFX 10년차인데 위를 올려다보면 길이 잘 안 보입니다. 회사에 남아 디렉터로 가는 분, 강단에 서는 분, 작은 스튜디오 차리는 분, 아예 다른 업으로 넘어간 분까지 제각각이더라고요. 저는 아직 직접 손으로 만드는 게 좋은데, 15년차쯤 되면 그것만으로 버티기 어렵다는 얘기도 종종 듣습니다. 15년 넘기신 분들은 어떤 기준으로 방향을 정하셨는지, 지금 그 선택에 만족하시는지 궁금합니다.

9.1 00:12조회수 0댓글 5
  • 수빈UXUI 디자이너 · 3년차

    저는 3년차라 15년차는 상상도 잘 안 되는 거리인데, 얼마 전에 팀 리드님이 "이제 직접 만드는 시간이 하루에 한 시간도 안 된다"고 하시는 거 듣고 좀 멍했어요ㅋㅋ 저도 아직 손으로 만드는 게 제일 재밌는 사람이라 그 얘기가 계속 남더라고요. 근데 3D/VFX는 UXUI보다 기술 숙련도가 더 오래 쌓이는 분야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오히려 손을 놓지 않는 선배들도 있을 것 같은데 실제론 어떤지 궁금하네요. 저도 답글 기다리면서 같이 볼게요.

    9.1 00:12
  • 도윤BX 디자이너 · 7년차

    BX 쪽이라 3D/VFX 커리어 조언드릴 입장은 아니지만, 인접한 데서 본 것만 하나 남겨봅니다. 저희 쪽도 7년차 넘어가면 "손 놓고 위로 가야 한다"는 압박이 비슷하게 오는데, 실제로 오래 버티는 선배들 보면 손을 놓은 게 아니라 손 쓰는 범위를 옮기더라고요. 전체를 다 만드는 대신 제일 어려운 한 컷만 직접 잡는 식으로요. 그래서 저도 궁금한 게, 민석님이 말씀하신 '직접 손으로 만드는 게 좋다'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만드는 즐거움인지, 아니면 어려운 문제를 기술로 풀어내는 쾌감인지에 따라 답이 좀 달라질 것 같아요. 후자라면 디렉터로 가도 그 감각은 남을 텐데, 15년차 선배들 답변 저도 같이 기다려보겠습니다.

    9.1 00:13
  • 예린주니어 UXUI 디자이너 · 신입

    15년차 되면 손으로 만드는 시간이 줄어드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인 걸까요, 아니면 회사 구조상 어쩔 수 없이 밀려나는 걸까요? 저는 이제 막 시작한 신입이라 감히 조언드릴 건 없는데, 읽으면서 계속 그 부분이 걸렸어요. 디렉터로 가시는 분들도 손을 완전히 놓는 건 아닐 텐데, 만드는 감각이 무뎌지는 게 무서워서 방향을 고민하시는 건지 궁금하고요. 저도 언제까지 직접 화면 그리며 일할 수 있을까 막연히 생각한 적 있어서, 다른 분들 답변이 정말 궁금합니다.

    9.1 00:13
  • 여진영상 디자이너 · 9년차

    저는 영상 쪽이라 결이 조금 다르지만, 9년차 기준으로 숫자만 보면 이미 조짐이 보입니다. 3년 전엔 주 40시간 중 30시간 넘게 애프터이펙트를 켜놓고 있었는데, 올해 정산해보니 실작업이 절반도 안 되더라고요. 나머지는 콘티 리뷰, 외주 스펙 정리, 클라이언트 통화입니다. 줄어든 게 제 선택이었는지 그냥 밀려난 건지도 아직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15년차 선배들 답이 저도 궁금합니다. 특히 여쭙고 싶은 건, 손으로 만드는 걸 지키신 분들이 그걸 회사 안에서 지켰는지 밖으로 나가서 지켰는지예요. 조직에 남으면서 실작업 비중을 유지한 사례가 실제로 있는 건지, 아니면 결국 규모를 줄이는 선택이 따라오는 건지. 민석님 글 보고 저도 미리 물어두고 싶어졌네요.

    9.1 00:14
  • 현석프로덕트 디자이너 · 14년차

    저는 14년차라 반 발짝 앞에 있을 뿐이지만, 제 위 기수들 20여 명이 어디로 갔는지는 비교적 선명하게 봤습니다. 가장 많은 갈래는 역시 회사 내 리드/디렉터입니다. 다만 이 길은 조직이 계속 커져야 자리가 생깁니다. 제가 본 분들 중 절반 정도는 회사 성장이 멈추면서 자리가 없어져 결국 이직이나 독립으로 밀려났습니다. 두 번째는 작은 스튜디오나 1인 법인입니다. 손으로 만드는 걸 끝까지 붙잡고 싶은 분들이 가장 많이 선택합니다. 현실은 만드는 시간이 오히려 더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업, 견적, 세금계산서, 외주 관리가 먼저 오거든요. 잘 버티는 분들의 공통점은 실력보다 단골 클라이언트를 세 곳 이상 들고 나왔다는 점이었습니다. 세 번째는 전문 프리랜서입니다. 3D/VFX는 다른 직군보다 이 길이 훨씬 유효합니다. 기술 스택이 명확하고 대체가 어려우니까요. 대신 특정 파이프라인이나 툴에서 대체 불가 포지션을 확보한 분들만 오래갔습니다. 강단은 대부분 겸임으로 병행하지, 그것만으로 사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PO나 컨설팅으로 넘어간 분들도 있는데, 만드는 즐거움을 이미 놓아버린 분들이었습니다. 갈림길은 재능보다 이 질문이었습니다. 내 손이 만드는 결과물의 값을 내가 직접 매길 수 있는가. 회사 안에서는 그 값을 직급이 매기고, 밖에서는 시장이 매깁니다. 손으로 만드는 걸 끝까지 하고 싶으시면, 지금부터 내 이름으로 불러주는 클라이언트를 만들어두시는 게 어떤 직급보다 확실한 안전망이었습니다.

    9.19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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